■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 빈곤…상대빈곤율 35.9% OECD 최고 수준
■ 2027년 기초연금 개편에도 하위 70% 획일지급 구조 유지…부자 노인 포함 논란
■ 보사연 “하후상박 전환·노인일자리 연계로 빈곤 효과적 대응해야” 공식 제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026년 9월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 상대빈곤율이 35.9%에 달한다며 현행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일률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빈곤도에 따른 단계별 집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공식 제안했다. 이 같은 ‘하후상박’ 개편론은 정부가 9월 발표한 2027년 기초연금 조정안이 실질적 빈곤 해소에 역부족이라는 지적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보사연이 분석한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상대빈곤율은 35.9%다. 전체 가구 평균(15.3%)의 두 배를 넘는 수치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빈곤층 구성을 세분하면 중위소득 30% 이하 극빈층이 14.2%, 중위소득 30~40% 미만이 11.9%, 40~50% 미만이 9.8%로 나타났다. 보사연 측은 이 중 빈곤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 9.8%의 노인들은 월 17만7천원만 추가 지원받으면 빈곤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제한된 재원으로 노인 빈곤율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핵심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기초연금 제도는 소득 하위 70% 노인 전체에 월 최대 34만9천700원(2026년 기준)을 일률 지급하는 구조다. 보사연에 따르면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의 약 40%는 원래 빈곤층에 해당하지 않아 재원 배분의 효율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한편 기초연금 수급자 중 실제로 ‘빈곤 노인’에 해당하는 비율은 35%에 그친다는 분석도 있어, 지급 대상 선별 기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앞서 9월 1일 2027년 기초연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소득 하위 0~30%(348만명)에는 월 38만원, 하위 30~45%(174만명)에는 물가상승률 반영분인 35만9천원, 하위 45~70%(290만명)에는 올해 수준인 35만원을 동결 지급하는 방식이다. 당초 논의됐던 ‘상위 수급자 제외'(상박) 대신 저소득층 지원을 소폭 상향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진정한 하후상박이 아닌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보사연은 이 개편만으로는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극빈 노인(중위소득 30% 이하)에게는 생계급여와 공익형 일자리를 연계하고, 차상위 노인에게는 개편 기초연금(35만원)에 공익형 일자리(29만원)와 근로장려금을 더한 월 약 75만원 수준의 복합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산층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주택연금과 민간 일자리 연계를 통해 재원을 빈곤층에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다.

헤럴드경제는 사설을 통해 “상박은 미뤄진 기초연금 개편으로 노인 빈곤도 재정도 다 놓쳤다”고 비판했고, 서울신문도 “‘하후상박’ 무산은 미래 세대에 청구서를 떠넘기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재정 지속 가능성과 실질적 빈곤 해소 효과를 두고 정책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노인 공익형 일자리를 118만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병행 추진 중이다. 기초연금 개편 법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2027년 시행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